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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논란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공항 설계와 운영 기준의 허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는 활주로 끝에 위치한 둔덕형 방위각 표시시설(로컬라이저)이 있습니다. 이 시설이 사고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설치 기준과 책임 소재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로컬라이저 설치 기준과 그로 인한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로컬라이저 설치 기준,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제주항공 여객기는 활주로를 넘어 미끄러지며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습니다. 해당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중심선과 위치를 알려주는 항행시설로, 항공기 착륙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시설이 활주로 끝 종단안전구역 밖에 설치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국토교통부와 공항 설계를 맡았던 엔지니어링사는 모두 “로컬라이저는 규정과 기준에 어긋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공항시설 기준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 밖 시설물에는 엄격한 설치 규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국제 기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안전구역 밖 시설물도 사고 시 큰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이번 사고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받침대와 둔덕 형태로 설치된 점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외국 항공 전문가들은 활주로 끝단에 둔덕형 구조물을 설치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기준과 해외 관행 사이의 차이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됩니다.

     

     

    둔덕형 시설물의 위험성, 사고의 원인인가?

     

    둔덕형 로컬라이저의 존재는 이번 사고의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둔덕형 구조물이 사고 시 항공기의 추가 파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실제로 해당 로컬라이저는 제주항공기의 동체와 충돌하며 크게 파손되었습니다.
    국토부가 제시한 공항안전운영기준 제42조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 내 시설물은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계해야 하며, 높이가 제한됩니다. 그러나 문제의 로컬라이저는 안전구역 밖에 위치해 이러한 기준을 적용받지 않았습니다. 이는 규정의 허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활주로를 넘어 미끄러질 가능성을 고려해 종단안전구역이 설정된 만큼, 구역 밖 시설물도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콘크리트 기반의 시설물은 충돌 시 항공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안전 구역 외부에도 개선된 기준이 필요합니다.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밖 시설물, 책임 논란의 핵심

     

    사고 이후 정부와 공항 설계 담당자들은 책임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설물이 규정을 준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여론은 공항 설계와 운영의 근본적인 안전 기준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 전문가들이 지적한 “둔덕형 시설물은 보기 드문 사례”라는 점은 한국의 공항 설계 기준이 국제적인 관행과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와 더불어 국토부는 “조만간 국내외 기준을 포괄한 공식 설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이미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비칠 수 있습니다.


    책임 소재를 넘어 이번 사고는 공항 설계와 관리 기준의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활주로 안전구역 밖의 시설물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안전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결론: 안전 기준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

     

    무안공항 사고는 단순한 설계상의 실수가 아닌, 공항 운영 전반의 안전 기준 재검토를 요구하는 사건입니다. 로컬라이저가 규정상 문제없다는 해명이 반복되고 있지만, 이번 사고는 규정 자체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안전구역 밖 시설물의 설계와 설치 기준을 강화하고, 국제적 관행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공항 설계와 운영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입니다. 이번 사고가 공항 안전 기준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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